연애에 조금은 서툰 그 남자의 좌충우돌 성공기!

명문고교에 재학시절, 학업을 좀 소홀히 한 덕(?)에 명문대학으로 진학은 못했지만, 4년제 대학 졸업후 열심히 공부해서 명문대학원으로 진학, 석사학위도 취득, 직장도 중소기업에 취직해서 성실하게 이력을 쌓고, 좋은 기회에 공기업으로 이직까지 해서, 지금은 안팎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성실한 직장인 J씨. 늦게 철드는 것도 칭찬 받아 마땅한 법.

공기업 임원까지 지내시고 퇴직하신 성품 강직한 아버님, 자상한 어머님, 그리고 하나뿐인 여동생은 간호사로 열심히 활동하다가 의사인 매제와 결혼해서, 이쁜 가정을 꾸리고 있는 중.

이정도면 진짜 안팎으로 아쉬울거 하나도 없는 상황인데, 단 한가지, 이 댁의 고민은 장남이 하루빨리 좋은 배필을 만나는 것이었다.

나이는 정말 꽉 찼는데, 사회 경제적으로 기반도 잡힌 괜찮은 여건의 신랑감이 다소 크지 않은 키가 단점이라면 단점이긴 했지만, 왜 아직 인연을 만나지 못한 것일까? 프로필만으로는 가늠이 힘들었던 나는, 빠른 시일내에 방문하도록 J씨를 재촉했다. 드뎌 J씨와 대면을 해본 나는 차츰 이유를 파악해볼 수 있었다.

처음보는 이성을 만나는 조금은 어색한 맞선 장소에서, 쑥쓰러움을 많이 탔던 J씨는 상대 여성의 눈을 잘 마주치지 않으려고 했다. 겉으로는 상남자인척, 시쳇말로 쎈척 하고 있었지만, 실제 속마음은 이성을 만났을때, 특히 더 마음에 드는 이성앞에서는 매우 수줍어했던것. 선은 많이 봤었지만, 진짜 연애는 거의 못해본, 젤 어려운 케이스기도 했다.

또 한가지, J씨가 말하는 내용이나 태도가 그리 매너있게 보이진 않았던 것. 대화를 해보면 성품이 나쁜 것도 아닌데, 같은 표현을 해도 예쁘게 말하지 못한다고 할까? 한마디로 여성한테 어떻게 말을 건내고, 어떻게 대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지식이 전무한 상태(?)라고 보여졌던것. 좋은 가정교육을 받은거 같았는데, 기술이 좀 부족하다고 해야하나. 필자보다 몇살 어린 나이를 핑계로, 누나처럼 친근하게 다가가기로 했다. 아니면 필자의 어드바이스도 별로 들어주지 않을거 같았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파악한 정보를 토대로, 기왕이면 연애에 절대 서툰 이 남자의 진심을 좀 헤아려줄만한, 성향이 부드러운 여성분들중에서 마땅한 배필을 골라보기로 했다. 비슷한 성향이나, 성격이 급하거나 판단이 빠른 여성분을 만났다간, 맞선 분위기마저 차가워질 염려도 컸던것.

어렵사리 몇분의 미팅을 진행하면서, J의 배필찾기가 쉽진 않을거라는 확신이 더욱 커져갔다.

나름 본인의 이성상 기준도 만만치 않았던 와중에, 어렵사리 J씨의 마음에 들만한 여성을 만나면, 깔끔하게 애프터 신청을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때로는 상대 여성분 매니저로부터 미팅 매너에 대한 불만까지 듣고, 필자가 사죄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던것.

양쪽의 의견을 들어보면, 딱히 남성이 잘못을 했다기보다는, 눈을 잘 쳐다보지 않는 태도가 예의없이 느껴졌다든지, 생각없이 툭 툭 던진 멘트가 상대로 하여금 오해를 하게 만들었다든지 하는경우가  다반사였다.

이대로 진행을 하다가는 필자주변의 동료매니저들이 단체로 J씨의 매칭과 추천을 보이콧 할 상황이 생길 것 같았다. 맞선에서 상대방이 썩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미팅후기는 좋게 나와야하는게, 이쪽의 생리 아니었던가.

필자는 고민끝에 배수진을 치기로 했다. 보통 주말에 새로운 맞선약속을 잡아줘야한 법이지만, 다른 약속을 정해주었던 것.

“J씨 이번 토요일 오후에 저랑 잠깐 시내에서 만나요. **문고앞에서 3시 괜찮으시죠?”

당황한 J씨는 처음에는 머뭇했으나, 곧 군소리없이 필자와의 약속을 정했다.

결국 그 주말에 필자는 대형서점에 들러서 이미지메이킹과 데이트 팁에 관련된 서적을 두권 골라서 J씨에게 선물하고, P씨를 잘아는 누나로서 데이트코칭 겸 잔소리를 한바탕 해드렸다.

‘정말, 이번이 마지막이예요^^. 꼭 책 다 읽어보시고, 저한테 독후감도 보내주세요. 이론으로 모든걸 배울수는 없지만, 해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더 중요하답니다.”

“알겠습니다. 좀 쑥쓰럽지만 노력을 해볼께요. 면목없네요.”

필자도 솔직히 책 두권이 사람을 확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간절한 매니저의 마음이 전달되었던 것일까?

때로는 쑥쓰러운 본인 마음이 어색해서, 겉으로는 반대로 쎈척 거칠게 답변하고 행동했던 J씨의 미팅 매너가, 서서히 자상하고, 따뜻하게 바뀌어가게 되었다.

진짜 신기하게 종전과는 다른 미팅 후기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던 것. 한번으로 끝났기 일쑤였던 미팅이 애프터신청으로 연결되기도 했었고, 좌충우돌 수십번의 미팅을 거듭한 끝에 5살 연하의 L양과 수개월여를 교제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었다. 정말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 케이스였다.

J씨의 무뚝뚝한 표현을 더욱 더 이쁘게 해석해주는 이쁜 L양을 만난 덕에, 순조로운 5개월여의 연애끝에 조심스럽게 양가 인사를 하고 좋은 날짜를 정하기에 이르렀다.

아, 정말 노력하면 되는구나, 누구나 본인에게 잘 어울리는 배필이 있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사례다.

책 다 읽으면 독후감도 보내주고, 누님한테 저녁식사 한번 대접하기로 하셨었는데, 서로 바쁜 일정에 전화 통화만으로 안부와 축하를 전했었다.

요즘은 데이트에 부담없고 이성간에 인기많은 남녀들도 많지만, 상대적으로 이성과의 관계맺음에 서툰 조금은 수줍은 청춘 남녀들도 많이 보인다. 매너교육까지 해가면서 데이트하는 건 싫어요~하는 분들도 많지만, 때로는 차분히 교육(?)하면서 나만의 그로 만들어가는 재미도 쏠쏠하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다. 연말이 가기전에 좀 더 마음을 열어보자. 눈 귀를 크게 열면 조금은 서툴고 거친 표현의 그가 가진 다른 매력과 가능성이 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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