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은 남자가 결혼하려면?

q명문대 졸업후, 직장생활과 고시생활을 두루거친 끝에 ~지방직 공무원채용시험을 당당히 통과. 이제는 좋은 배우자를 만나서 예쁜 가정을 꾸리고 싶어하는 노총각 L씨. 가정환경도 무난하고, 42살이라는 나이로도 그닥 보이지 않는 깨끗한 피부가 장점이라면 장점이었는데, 대한민국 평균 남성키보다 살짝 작은 키가 아킬레스 건이랄까? 암튼 결혼이 늦어진만큼 좋은 짝을 찾고자 하는 욕심도 남 못지 않았던 그가 필자를 찾아왔다.

‘매니저님, 제가 친구들이나 동기들보다 공부나 기타 준비로 결혼이 늦어졌으니, 배우자만큼은 남못지 않은 좋은 조건의 여성으로 만나고 싶은데요, 이왕이면 같은 공무원이나 교사도 좋을거 같구요~외모는 누구를 좀 닮은 저같이 동안이고 귀여운 분이었으면 하고, 키랑 종교는,…’

필자를 만나서 주워섬기는 조건들이 대략 보아도 예닐곱개는 족히 되어보였다.

‘잠깐만요, 본인이 찾는 그런 조건을 두루 갖춘 분도 물론 계시긴하겠지만, 그런 분을 만났을때 서로 마음에 들거라는 보장은 또 힘든거니깐,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중에서 한두가지, 아니 딱 한가지만 맞아떨어져도 한번 만나보는것으로 진행해보는게 좋을거 같아요.’

약간은 좀 냉정하게 말씀드리긴 했지만, 순순히 매니저의 의견에 공감하는 공무원L씨의 모습을 보며 빨리 좋은 짝을 찾아야지하는 생각에 나의 머릿속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일단 42살이라는 나이는 아무리 요새 결혼시기들이 늦어졌다고는 하고, 신랑감 나이라고는 했지만, 적진 않았던 터라, 두루두루 마땅한 신부감 찾기가 어렵긴 했다. 조건이 맞으면 신부의 키가 더 크기 일쑤였고, 겨우 겨우 조건을 맞혀놓으면 남성이든, 여성이든 한쪽이 거절하는 통에 맞선성사 자체가 쉽지가 않았던것.

미팅 시작전에는 여러가지 맞선조건을 당당히 읊어내려가던 L군도, 추천과 미팅을 거듭하면서 지쳐가기 시작했다. 조건이 좋은 여교사나 직장이 꽤 괜찮은 여성들을 만나보면, 서로 좁혀지지 않은 이성상 기준에 마음을 다쳐오기도 했고, 어렵사리 서너번 만남을 이어가다가도, 장기교제로 연결되기가 어렵기도 했다. 매번 느끼지만 사람 만나기가 참 쉽지 않았다.

약속했던 횟수를 거의 채워가던중, 성향 수더분하고 담당매니저와의 관계도 무척 좋은 착한 성품의 처자가 한분 레이더에 들어왔다. 직장도 평범하고 첫눈에 띄는 외모는 아니었지만, 성격이 밝고 배려심이 많은 분이라서, 되려 미팅후에 애프터는 꼬박꼬박 받아오는 모범회원 K양.  볼수록 매력있는 스타일의 여성분을 찾아낸것. 단 이분의 매력은 첫만남에서는 다 알아보기 힘들었기에, 여러번 만남보시도록 안팎으로 푸쉬를 해드려야했다. 생각해보니, 공무원 L씨 역시 첫만남에 상대방에게 본인의 매력을 다 어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긴 매한가지. 한번 진행해보기로 했다.

‘매니저님, 생각보다 여성분 직업이 평범하신거 같아서요, 그리고 사진으로 뵈니깐 별로 느낌이 오지 않아서…’ 대뜸 본인 상황은 생각하지 않고 거절을 하실려는 L씨에게 필자는 일침을 놓았다.

‘직접 만나보지도 않으시고, 느낌이 어떻게 온다고 그러세요. 상대여성분도 똑같은 생각이실 겁니다. 한번 실제로 만나보시고, 얘기를 충분히 나눠보신후에 느낌이 오는지 안오는지 생각해봐두 늦지 않으세요.’

좀 야박하게 말씀드렸다싶어, 괜스레 미안해지긴 했지만, 좋은 인연을 만들어드리고자 하는 마음에 푸쉬하는 매니저를 이해해주신것인지, L군은 거절의사를 번복하시고 미팅에 나가주셨다.

미팅 이후는 기대하던대로 순조롭게 풀려갔다. 두분은 생각했던 것보다 실제로 만나보니 훨씬 더 괜찮았다는 동일한 미팅후기를 남겨주시고는, 4개월여의 숨가뿐 연애끝에 상견례 날짜를 정하기에 이르렀다.  서로 나이가 꽉 차있었던 것도 빠른 결정을 하는데 일조를 한것.

그때 서로 만나지도 않고 거절했으면 어찌할 뻔 했을까 다시 생각해도 아찔하기만 하다.

나도 상대방의 사진만 보고 강한 끌림을 얻지 못해서 망설인다면, 상대방도 나한테 같은 마음 아닐까?

나의 매력을 한번에 다 보여주기가 어렵다면, 나 역시 상대방의 매력에 빠져볼수 있는 시간을 더 많이 허락해보자. 서로 그렇게 노력한다면 좋은 인연을 놓치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잔소리쟁이 매니저라고 속상한적도 많으셨겠지만, 그래도 좋은 짝궁 만나게 해드렸으니 괜찮은거죠?두분 조금은 늦게(?) 만나신만큼 더 오래 오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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